2019년 3월 12일, ‘착만사(착한안테나가 만난 사람들)’의 다섯 번째 주인공으로 비영리 사단법인 ‘비욘드’의 리더 이준행 멘토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이준행 멘토님은 본인 업무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비욘드’라는 순수 자원봉사로 이루어지는 비영리 단체를 이끌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준행 멘토님의 단체와 직접 만들어가는 봉사활동에 대해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같이 한 번 살펴볼까요?
Q1. 안녕하세요, 이준행 멘토님! 간단한 본인 소개 및 비영리 사단법인 ‘비욘드’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이준행입니다. 저는 지금 자원봉사 단체 2개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 중 하나는 ‘비욘드 커리어 멘토쉽’으로, 대학생에게 현직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취업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임입니다. 또 다른 단체는 ‘비욘드 더 잉글리시 디바이드’가 있는데요, 소외계층 및 저소득층 아동들에게 원어민 선생님들로부터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단체입니다. 올해 이 두 단체를 합쳐 비영리 사단법인 ‘비욘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2. 직장을 다니면서 사단법인까지 만드는 일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욘드’를 만들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먼저 커리어 멘토쉽부터 말씀드릴게요. 물론 저도 취업 준비를 엄청 열심히 했지만 원서를 막 50개씩 그렇게 많이 쓰지는 않았어요. 그럼에도 원하는 회사에도 들어갔고. 그런데 그 이후에 점점 한국에서 취업난이 심각해져서 2007년도에 친동생이 취업할 때 엄청 힘들어하더라고요. 동생은 강남에 있는 취업 컨설팅 학원을 다녔는데 배운 내용을 보니까 학원에서 현직자들도 다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3개월에 300만원 정도의 비싼 돈을 받고 컨설팅을 해주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멘토링을 시작하게 되었죠. 그게 가장 큰 계기였습니다.
잉글리시 디바이드의 경우에는 2년 전쯤 제가 압구정에 갈 때마다 어린 친구들이 한국인인데도 미국인처럼 영어로 유창하게 얘기하는 걸 봤어요. 어떻게 그렇게 잘하는지 알아보니까 비싼 영어 유치원이나 어학연수의 기회가 많아서 그런 것 같더라고요. 그런 친구들 이야기도 있는 반면에 신문에는 도시락 값도 못 내는 친구들 이야기가 나오니까 그런 친구들에게 원어민 선생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게 단체를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Q3. 두 활동은 멘토로 현직자와 원어민을 모집해야 할 텐데요,그 방법이 궁금합니다.
A. 커리어 멘토쉽의 경우는 현직 직업인들을 모집해야 하다 보니까 고등학교·대학교 친구, 군대 동기 등 지인들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지인이 또 그의 지인을 초대하면서 모집할 수 있었습니다.
잉글리시 디바이드는 제가 안내문을 만들어서 외국인들이 많이 가입하는 커뮤니티에 홍보를 하여 모집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각각 30명, 70명 정도의 풀을 갖고 있고요.
Q4. ‘비욘드’는 현재 대학생 운영진 및 많은 봉사자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운영진과 봉사자 모집에 있어서 어려운 부분이 분명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다양한 사람들을 이끄는 멘토님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저의 특별한 매력 때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잉글리시 디바이드의 외국인 선생님들께서는 봉사를 하면서 그 대상이 소외계층 아이들임을 직감적으로 아는 것 같습니다. 직업으로 영어 강사를 하고 계시는 분들은 그런 것을 더 많이 느끼십니다. 그 나이 때의 아이가 어떤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가 교육의 지원 정도와 비슷하기 때문이죠. 제가 이야기하는 소신과 아이들의 상황이 맞음을 직접 느낄 수 있다 보니 선생님들께서 더 열심히 하겠다는 결심이 서시는 것 같습니다.
비욘드 커리어의 경우 이미 그 과정을 거쳤던 분들이기 때문에 얼마나 힘든 지 알고 있으니까 더 적극적이신 것 같아요. 이 때문인지 특히 최근에 취업하신 젊은 분들이 멘토로 많이 활동하고 계십니다.
이처럼 다 공감에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제 매력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절대 제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죠.
Q5. ‘비욘드’를 운영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을 것 같아요.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하나의 에피소드보다는 전반적으로 드는 생각을 말씀드릴게요. 취업 멘토링을 통해 많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취업 동향이나 기업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아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또는 본인이 이미 준비가 다 됐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다른 사람과 뭔가 차별화되어야 하는데 그런 시야를 잘 갖지 못하는 것 같아서 그 부분에 대한 조언을 해주었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멘토링 할 때마다 회사에서 하는 일을 정확히 잘 알고 본인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항상 들어요.
영어 봉사의 경우에는 소외계층과 저소득층, 그리고 가정에 어려움이 있는 친구들이 꽤 많이 있어요. 그래서 정서적으로도 불안정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문화가정 친구들은 마음을 쉽게 안 열더라고요. 제가 가서 얘기를 하면 마음을 잘 안 여는데, 그래도 생김새가 비슷한 외국 사람들이 다가가면 오히려 조금 더 편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그런 점이 기억이 납니다.
Q6. 봉사를 하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운영진 활동을 했던 친구가 이번에 삼성생명에서 인턴을 하고 정규직 전환이 됐어요. 삼성생명에 계셨던 분이 멘토링 하러 왔을 때 이 친구는 운영진이었는데, 멘토 조언도 듣고 하다가 취업에 성공한 거죠. 이제는 멘토로 활동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취업과 더불어 멘티였던 분이 멘토로 돌아오는 게 가장 뿌듯했던 일인 것 같아요. 가장 이상적인 선순환이지요. 저희 단체의 캐치프레이즈인 “멘티가 멘토가 되는 그날까지”가 이루어진 셈이니까요. 그리고 가끔씩 고맙다고 문자 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게 너무 감사하고 뿌듯합니다.
Q7. 봉사 단체 운영에서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커리어 멘토링의 경우 멘토분들은 지인이 많아서 부탁을 하면 많이 와 주셨기 때문에 그 부분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그보다 멘티분들을 선착순으로 지원받는데 아직 홍보가 부족해서인지 생각보다 많은 신청이 오지 않아요. 저희가 다 벌여 놨는데 막상 오시는 분들이 없어서 마음고생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잉글리시 디바이드는 처음에 활동대상을 찾는 일이 가장 힘들었어요. 지역아동센터나 보육원에 연락을 하면 다른 일정이 있다고 하시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또, 제가 주중에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말에 활동을 할 수 있는데, 거기 계신 담당자 분들이 주말에 일을 안 하시다 보니 주말에는 안 된다고 하시거든요. 게다가 구청에 전화를 하면 그런 친구들을 찾는 일은 자신들의 일이 아니라는 마음 아픈 말씀을 하기도 하셨습니다. 보통 10군데 이상 전화를 해서 똑같은 말로 계속 설득을 하고 직접 방문해서 브로셔 보여드리고 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했어요. 이렇게 해야 한 군데 정도가 협약이 맺어지는 것 같아요. 원어민 선생님을 모집하는 것 보다 그게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Q8. 뿌듯하기도 하지만 힘든 일도 있는, 다사다난한 봉사가 이준행 멘토님 본인에게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요?
A. 잉글리시 디바이드는 정말 소외계층 및 저소득층 친구들을 만나서 교육을 하고, 커리어 멘토쉽도 사실 주변에 인적 네트워크가 많이 없으신 분들이 오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 보니까 ‘모든 사람들이 나처럼 똑같은 기회를 갖는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처음에 그걸 알고 그런 격차를 해소하려고 시작을 한 것이지만 그걸 실제로 직접 보다 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격차가 더 큰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더 줄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Q9. ‘비욘드’의 앞으로의 방향이 궁금합니다. 앞으로 더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비욘드 더 잉글리시 디바이드의 경우 주로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활동 영역을 더 넓히고 싶어요. 지금 현재 수원에서도 진행을 하고 있는데 서울, 경기도뿐만 아니라 부산, 대구 등 지부가 더 생겨서 활동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렇게 진행이 되려면 시스템이 지금보다 더 잘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봉사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셔야 하고요. 주위의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점차 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10. ‘비욘드’의 주 대상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A. 비욘드 더 잉글리시 디바이드를 통해 같은 친구들을 계속 만나고 있는데요, 마음 속에 상처가 있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 친구들이 마음속의 상처를 잘 극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이들이 영어를 잘하고 대학 잘 가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온전한 청년이 되어 사회에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커리어 멘토쉽의 경우, 저의 대학교 4학년 때의 모습과 닮은 친구들을 만나기 때문에 너무나도 많은 공감이 됩니다. 그 시기를 거치고 회사를 다녀본 사람의 입장으로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대학생 때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열심히 찾아서 직접 경험해봤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하려면 거기서 일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하는 직무나 직종에 계신 분들을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듣는 등 직접적으로 노출이 되지 않으면 이 일을 좋아하는지, 잘하는지 알아내는 것이 상상만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본인의 적성과 소질에 맞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실제로 해보면 잘 안 될 수도 있고, 그와 반대로 본인의 적성과 소질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실제로 해봤을 때 잘 될 수도 있거든요. 이러한 기회를 대학생 때 많이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몇 십 년 동안 회사 생활을 해야 하는데 직장인이 되면 이러한 경험을 많이 해볼 수 없으니까요.
Q11. 마지막으로, ‘착한안테나가 만난 사람들’의 공식 질문입니다. 이준행 멘토님에게 자원봉사란?
A. 아. 정말 어렵네요. 자원봉사란 함께할 때 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과 제가 못하는 일을 해줄 수 있는 친구들이 함께하여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습니다. 그 시너지 효과가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가 되는 것 같고요. 함께 마음을 모아서 할 때 더 영향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는 것, 그것이 정말 감사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 시간 동안 이준행 멘토님의 봉사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많이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 열정과 노력으로 탄생한 순수 자원봉사 비영리 단체 '비욘드'! 함께할 때 빛이 나는 자원봉사, 여러분도 함께 해보는 건 어떠세요?
[글 | 착한안테나 8기 김나현]
[글, 사진 | 착한안테나 8기 이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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