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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스토리/지금, 마을이야기

인도에서 나 자신을 찾다

[여러 해외자원봉사활동의 사례들을 홍보기자단 강성민 기자가 소개하고 재해석하는 이슈와 공감 3탄]

 

 

나의 글 쓰는 능력이 인도가 얼마나 혼란스럽고 예측하기 어려우며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곳인지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번 시도해보려고 한다. 인도에서의 경험은 기묘하고도 놀라운 이야깃거리와 별난 일들로 가득 차 있다.

 

나는 19세 이하 청소년이 참여하는 한 달짜리 특별봉사활동에 참가하기로 했는데, 나처럼 짧은 여름기간 동안 할 수 있는 활동을 찾는 이에겐 안성맞춤이었다. 항공권, 비자, 입을 옷, 그리고 백신주사까지... 여행을 준비하는 일들은 낯설지만 흥미로운 과정이었다. 영국에서부터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비행기로 이동할 수 있어서 좋았고, 이들과 앞으로 한 달을 같이 보낼 수 있다는 점이 너무나 즐거웠다.

 

첫 호텔까지 차로 이동한 기억은 결코 잊지 못할 일인데, 길가에 드러누워 있는 소들, 오토바이 한 대에 다섯 사람이 타고 가던 모습, 피라미드처럼 쌓여있는 오렌지들, 셀 수 없이 많은 사원들 모두가 충격적이고 이제껏 한 번도 본적 없는 장면들이었다.

 

 

첫 2주 동안 머문 곳은 40여명의 고아들이 있는 Avaai Ashram이란 곳이었는데, 주방 벽을 페인트칠하고 바닥을 고르는 일을 했고 밤에는 그 곳에서 차로 40분가량 떨어진 Tenkasi라는 마을에서 묵었다. 일은 힘들었지만 벽을 다듬고 돌을 깨면서 즐거움을 찾았고 일을 끝내고 나면 보람을 느꼈다. 우리는 매일 최소 2시간 아이들과 놀이를 했는데, 아이들은 내가 어디를 가든지‘언니’라고 부르며 따라다녔고 아이들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카메라는 최고로 인기가 있었고, 종이비행기도 그에 못지않은 인기가 있었다.

 

주방 벽을 완성한 것은 대단한 성과였다. 완공을 기념하는 식이 열렸는데 우리 모두는 인도 전통의상인 사리를 입었고, 아이들은 찬송가를 불렀다. 아이들과 너무나 정이 들어서 Ashrma을 떠나는 일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다음 2주간은 정신적 육체적 장애인들을 위한 집과 병동, 학교 등이 있는 Amar Seva Sangam에서 보냈다. 밤에는 자원봉사자 숙소에서 묵었고, 낮 동안에는 벽돌 나르기, 놀이터 시설 페인트칠하기, 바닥을 고르기 위한 땅파기 그리고 그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많은 일들을 했다. 저녁에는 5살에서 14살까지의 정신지체아들을 위한 학교시설에서 봉사했는데, 한 달 동안의 봉사활동 중 가장 만족스러운 것이었다. 그들은 우리가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했고, 그들을 즐겁게 해줄 창의적인 방법들을 찾아내는 것은 신나고 만족스러운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장애아들이 가진 능력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다.

 

 

 

인도문화에 익숙해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지만 우리에게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처음에는 길을 걸을 때 백인에 대한 손짓과 시선을 받는 것에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곧 익숙해졌고,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가 호의적이었으며 우리에게 영국과 일상생활에 대해 묻는 등 호기심이 많았다.

 

음식은 맛있었지만, 왼손은 더럽다고 간주되어서 오른손으로만 먹어야한다든지 하는 일들은 쉽사리 적응하기 어려웠고 모든 음식이 양념이 강해서 처음에는 어려움을 느꼈지만 나중에는 무척 좋아하게 되었다. 내가 제일 좋아한 음식은 아침식사로 얇은 밀가루 튀김을 향긋한 감자양파소스에 찍어 먹는 poori masala라는 음식이었다.

 

인도에서 차를 모는 것은 거의 미치게 만드는 일이다. 도로에는 아무런 규칙도 없다. 사람들은 도로 가운데를 휙휙 지나다니고 반대방향으로 가기도 한다. 자동차 경적이 유일한 경고수단인데 끊임없이 울려대야 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떠들썩한 도시 또는 텅 빈 들판들이고 그 중간은 없는 듯 보였다. 인도의 도시들은 이제껏 보지 못했던 색들로 가득 차 있는데 밝은 색의 커다란 광고들과 페인트 낙서들도 있지만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먼지의 회색빛깔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인도에서 한 달간 있었던 일들을 요약하는 것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어렵다. 하지만 내가 성장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고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법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전 세계로부터 온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고 일생동안 오래도록 친구로 남길 희망한다. 또한 사람과 지역에 대한 나의 선입견을 완전히 바꿔놓아 이제는 어떤 사물을 볼 때 다른 시각에서 생각하게 되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이제는 낯선 상황과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 같다. 나 자신이 그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이들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인도에 다시 갈 수 있길 희망하며, 이번 경험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을 것 같다.

 

Samantha Redfern

 

 

 

요즘 들어 내가 가장 많이 걱정되는 것은 미래에 가족과 떨어져 스스로를 책임지며 살아야 한다는 것과 내게 닥쳐올 새롭고 힘든 일들과 상황들이다. 중학생이 할 만한 고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내 미래에 관해서는 굉장히 예민하다.

Samantha의 봉사활동은 나의 걱정을 덜어주는데 충분했다. 그녀는 봉사활동을 함으로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여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특히 스스로 무언가를 했다는 것은 성숙함의 계기가 되었다.

그녀의 봉사활동 사례를 통해 나는 봉사활동도 사회생활의 하나라는 것을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사회에는 좋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고, 나를 도와 무거운 짐을 함께 들어줄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동안 무섭고 냉정하게만 보였던 사회가 조금 따뜻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학생들이 나 말고도 꽤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그 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을 추천하고 싶다. 그들도 봉사활동을 하면서 암담했던 미래에 불을 지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홍보기자단 강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