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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스토리/지금, 마을이야기

나눔을 실천하는 도시농부들


나눔을 실천하는 도시농부들


도시농부가 직접 기른 농작물 함께 나눠요



귀농시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귀농꾼에게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도시에서의 스트레스를 피하고 싶음이 그 이유 중 한가지 일 것이다. 하지만 도시생활을 완전히 정리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점이 귀농이 어려운 이유다. 그럼 도시에서의 농부생활은 어떨까? 그래서 ‘도시가족’에서 ‘도시농부’가 된 사람들을 만나고 왔다. 그냥 평범한 주말농장 가족들이 아니냐고? 맞긴 맞는데 조금 다르다. 조금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도시농부가 된 도시가족들>



도시농부, 그들이 특별한 이유

‘도시농부’들이 농사를 짓는 땅은 서초구 보유의 열 평 남짓한 작은 땅이다. 그러니까 서초구자원봉사센터에서 서초구의 주말농장 부지 일부를 배정받아 ‘도시농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도시농부들은 상추 치커리, 청로메인등 쌈 채소 위주의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주말농장 프로그램과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도시농부’들이 수확한 친환경 농작물은 모두 서초구의 푸드뱅크에 기증되어 저소득층 가정에 전달된다고 한다. 그러니 어찌 이들을 평범한 ‘도시농부’라고 부를 수 있을까?



<열평남짓한 땅에서 나눌 것이 있을까?>

  

<평범해 보이지만 특별한 도시농부이다>



도시농부가 도시가족에게 가져다준 특별함

기자가 찾아간 이날이 2013년의 첫 농작물 수확 날이었다. 어른들은 농작물 수확에 여념이 없었고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쯤 될 법한 아이들도 어른들이 하는 일을 도우며 도시농부로서 자기 나름대로 역할을 해 내고 있었다. 사회적으로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에 관한 관심이 늘어난 요즘, 가족이 함께 야외활동을 하는 모습이 의미 있게 느껴졌다. 또한, 아이들에게 나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체험의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것도 ‘도시농부’ 활동이 매력적인 이유일 것이다. 상추를 수확하던 중 발견한 달팽이에 우르르 몰려들어 신기해하던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요즘 같은 시대에 이렇게 흙이 있는 공간이 아니면 어디서 달팽이를 구경이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도시농부가 가져다준 특별한 경험인 셈이다.


   

<"아이들은 흙을밟고 자라야 한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수확을 마친 후 어른들은 집에서 미리 만들어온 간식을 꺼내놓았다. 점심을 앞둔 시간이었지만 땀 흘려 일하고 먹는 김치말이 국수 맛은 정말 꿀맛이 아닐 수 없었다. 탁자에 둘러앉아 함께 음식을 나누는 모습을 보며 어릴 적 나무그늘 아래서 동네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나눠 먹던 기억이 떠올랐다. 요새야 이런 모습이 보기 힘들지만 내가 어릴 적만 해도 그랬다. 함께 음식을 먹으며 정을 나누는 모습, 그것이 바로 이웃사촌인 것이다. 도시농부 가족들은 이곳에서 새로운 이웃사촌을 만난듯한 모습이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도시농부로 활동하고 있는 조미선(41) 씨는 같이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있는 것 같다며 도시농부 활동의 소감을 밝혔다.


  

<땀흘려 일한 후 먹는 음식맛은 꿀맛이다>



농작물을 푸드뱅크에 기증하기 전 아이들은 농작물 박스에 부착되어 보내질 메시지를 작성했다. 자신이 땀 흘려 수확한 농작물을 나눈다는 것의 의미를 배울 수 있었을까? 아니면 단순히 농사가 힘들고 지루한 일이라고 생각했을까? 아직 초등학생이지만 나눔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또박또박 말하는 한 아이의 모습을 보며 그런 걱정은 사라졌다. 쑥쑥 자라는 아이들처럼 나눔에 대한 아이들의 인식도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농사가 잘 되어 나눌 것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한 도시농부의 말처럼 도시농부들이 재배한 유기농 쌈 채소들도 쑥쑥 자라 우리 이웃들에게 더 많은 나눔을 전해주었으면 한다.



  

  


사진링크:  https://plus.google.com/photos/111485529182815076555/albums/5874724516860405089



취재: 홍보기자단 취재팀 조경준
<idchuem@gmail.com>

사진: 착한사진가 변예영, 정지광